수영장 샴푸, 정말 ‘염소 제거’가 될까?
수영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수영장 샴푸, 흔히 말하는 염소 제거 샴푸에 대해 들어봤을 것입니다. 수영장을 자주 이용하다 보면 머리카락이 탈색되거나 푸석해지고, 거칠어지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이런 문제를 줄이기 위한 대안으로 수영장 샴푸가 등장했고, 지금까지 꾸준히 사용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작용 원리와 실제 효과에 대해서는 막연하게 알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수영장 샴푸란 무엇일까?
수영장 샴푸에는 보통 안티클로린(antichlorine) 성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성분으로는 소듐티오설페이트(Sodium Thiosulfate)와 비타민 C(아스코르브산 또는 그 염)가 있습니다. 이 성분들은 원래 물 속의 염소를 제거하기 위해 사용되는 환원제입니다. 수처리나 실험 분야에서 염소를 중화할 때 사용되는 성분을 샴푸에 적용한 것이 바로 수영장 샴푸의 기본 개념입니다.
염소 제거 샴푸의 원리
소듐티오설페이트는 강력한 환원제로, 염소와 만나면 산화-환원 반응을 일으켜 염소를 비교적 안정한 염화물(Cl⁻) 형태로 전환합니다. 비타민 C 역시 비슷한 방식으로 염소를 중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반응은 화학적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염소 제거라는 표현은 이 원리에서 나옵니다.
그런데 정말 머리카락의 염소를 없앨 수 있을까?
여기서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염소의 화학적 중화 반응에 대한 연구는 많지만, 이 성분들이 실제로 피부나 머리카락에서 어떤 효과를 보이는지를 직접 실험한 연구 자료는 많지 않습니다. 즉, 화학 원리는 명확하지만, 모발에 대한 작용을 정량적으로 입증한 논문은 제한적합니다.
염소는 어디까지 제거될까?
모발 표면에 물과 함께 존재하는 자유 염소나 비교적 약하게 남아 있는 염소에 대해서는, 소듐티오설페이트나 비타민C가 접근해 환원 반응을 일으키는 것이 화학적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다만 이 성분들은 염소를 중화하지만, 염소로 인해 이미 손상된 모발 단백질 구조를 복구하지는 않습니다. 또한, 자유 염소 자체는 수돗물로만 헹궈도 제거된다는 점입니다.
"머리카락에 염소가 남아서 계속 상한다?"는 오해
흔히 "머리카락에 염소가 남아 있어서 계속 상한다”는 말을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정확한 표현은 아닙니다. 염소는 반응성이 매우 높아 모발과 반응한 후 사라지거나 물로 씻겨 나갑니다. 머리카락 손상이 심해지는 경우는 염소가 계속 남아 있기 때문이라기보다, 수영 중 반복적인 염소 노출로 이미 손상이 누적되었거나, 수영 후 충분히 헹구지 않은 상태로 활동하면서 접촉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